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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리뷰91

기생충 속 '카스테라'를 통해 본 국가의 역할 1. 영화 기생충 속 카스테라 이야기 의외로 모든 사건의 시작은 ‘카스테라’(사실 정식 명칭은 카스텔라이다)때문이었습니다. 향긋하고 달콤하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카스테라.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고, 냄새는 지독했습니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2019년)은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상업 영화로서도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영화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영화의 디테일을 살리는데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봉테일’ 봉준호 감독이 영화 곳곳에 복선과 상징과 은유를 심어 놓은 탓에 한 영화를 수 차례 보는 N차 관람까지 유행했습니다. 관객들은 영화를 다시 보면 처음 볼 때 놓쳤던 요소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담고 있는 많은 의미들에 대.. 2022. 8. 10.
황동혁 감독의 영화 '남한산성' 속 병자호란, 반면교사로 삼아야 남한산성 감독 황동혁 출연 이병헌(최명길), 김윤석(김상헌), 박해일(인조) 개봉일 2017.10.03. 1. 병자호란을 다룬 영화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2017년)은 보는 내내 답답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영화입니다. 당시 영화를 보고 나왔던 관객들의 표정은 커다란 고구마 서너 개를 물이나 동치미 없이 꾸역꾸역 먹은듯한 딱 그 모양새였습니다. 또한 영화 중간중간 객석에서는 탄식과 한숨이 새어 나왔습니다. 15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제작비, 이병헌과 김윤석의 무시무시한 연기 대결과 ‘도가니’, ‘수상한 그녀’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만든 웰 메이드 정통 사극 등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남한산성’이 385385만 명의 관객으로 손익분기점(영화의 손익분기점은 500만 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2022. 8. 9.
영화 '이퀼리브리엄', 유토피아는 없다 1. 영화 소개 영화 ‘이퀼리브리엄’(2002년·감독 커트 위머) 속 미래사회는 언뜻 보기에 무척이나 매혹적입니다. 세계 제3차 대전을 거치고 새롭게 만들어진 사회 ‘리브리아’. 이곳에서는 범죄도 없고, 더 이상의 끔찍한 전쟁도 없으며, 사람 사이에 다툼도 없습니다. 질서는 철저하게 지켜지고, 모든 것은 안정되어 있습니다. 조금 답답한 것 빼고는 이곳이 무릉도원이고 유토피아라 불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겉보기에만 그럴싸한 풍경이고, 위장된 평화일 뿐입니다. 리브리아가 이와 같은 모습으로 유지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사람들이 약물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입니다. 리브리아의 독재자인 ‘총사령관’은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을 사람들에게 주입해 사랑, 증오, 분노 등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인.. 2022. 8. 8.
남과 북을 소재로 제작된 영화들 1. 반공영화 제작 시절 남과 북의 대립과 갈등, 긴장 관계는 한국 영화의 든든한 자양분이었습니다. 1960-1970년대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반공영화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외국영화 수입쿼터를 빌미로 한국 영화사들에게 반공영화 제작을 강제하기도 했습니다. 남한 체제의 우수성을 선전하는데 영화만큼 좋은 소재가 흔치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임권택 같은 거장도 영화감독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반공영화를 찍어야만 했습니다.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양산되는 반공영화 속에서도 수작들이 탄생하기도 했고, 앞서 언급한 임권택 감독처럼 반공영화 제작을 하나의 영화 수업으로 삼으며 성장한 일군의 감독들이 있기도 했지만, 체재 선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낮은 수준의 반공영화들이 만들어진 시기였습니다. 어쩌면 .. 2022.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