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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리뷰

“현재를 즐겨라” 이 시대 청춘을 위한 영화 ‘족구왕’

by 한국의 잡학사전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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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왕
장르 : 드라마
개봉 : 2014.08.21.
감독 : 우문기
출연 : 안재홍(홍만섭), 황승언(안나), 정우식(강민)

1. 족구왕 이야기

안재홍이라는 보석 같은 배우를 발견한 영화.

제대해 보니 사라져 버린 족구장을 다시 건립해 달라고 학교 측에 건의하겠다는 만섭(안재홍 역)에게 여지없이 욕설 같은 이 말이 돌아옵니다. ‘족구하는 소리 하고 있네이제 갓 20대 초반이면 연애하고, 친구들과 족구 하며 놀고 싶은 만섭에게 사회는 그리 관대하지 않습니다. 족구 같은 헛소리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즐거움 따윈 구석에 처박아 버리라고 강요합니다. 영화 족구왕’(감독 우문기)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족구 하는 소리 하며 오늘을 살겠다고 당당히 외치는 그런 영화입니다.

주인공 홍만섭은 족구로 군대를 평정하고 제대한 예비역입니다. 학교에 돌아가서 다시 한번 대학 생활을 즐기겠다는 꿈에 부푼 만섭은 완전히 바뀌어 버린 학교의 모습을 보고 절망합니다. 새내기 시절 친구들과 살다시피 했던 족구장은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며 철거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기숙사 룸메이트들은 취업 준비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연애하고 싶다고 말하는 만섭은 그저 철없는 한심한 놈 취급을 받을 뿐입니다. 만섭의 현실마저도 녹록하지 않습니다. 군대 생활하는 동안 쌓인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매일 밤 알바 전선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현실은 족구고 연애고, 정말 배부른 소리입니다.

이런 만섭에게 운명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학교 최고의 퀸카 안나와 함께 영어 수업 과제를 하게 되고, 급기야 서로 사귄다는 오해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학교의 킹카, 안나의 남자친구(혹은 썸남)인 강민은 질투에 불타오르고 만섭과 족구로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결과는 만섭의 완승으로 끝납니다. 강민 굴욕 영상이 온 학교에 퍼지고, 캠퍼스 내에서 때 아닌 족구 열풍이 붑니다. 바야흐로 열린 학교 체육대회에서 만섭과 강민의 족구 대결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요. 만섭은 승리와 안나의 사랑을 모두 쟁취할 수 있을까요?

2. 왜 족구인가?

하고 많은 스포츠 중 감독은 왜 족구를 선택했을까요. 족구는 예비역들의 전형적인 스포츠입니다. 남성들이 주로 즐기는 운동이기도 합니다.(물론 요즘엔 여성들도 많이 하는 운동이 되었습니다) 족구라는 단어 자체가 비주류의 감성을 내포합니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참 불쌍합니다. , , 12년간 학원과 학교만 오가며 겨우겨우 대학에 들어왔더니 바로 학자금 대출의 압박이 시작됩니다. 공무원이 됐건, 대기업, 공기업 직원이 됐건 취업의 높은 벽을 넘으려면 각종 스펙 쌓기에 올인해야 하고, 이러다 보면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됩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살도록 만들어 놓은 기성세대는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을 합니다. 내일과 미래를 위해서 오늘의 아픔은 그저 참으라고 말합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처럼 오늘을 저당 잡힌 채,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갑니다. 앞의 녀석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절벽 끝, 뒤에서 밀고 오는 녀석에 밀려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레밍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3. 미래를 준비하는 삶

영화 족구왕에서 족구 하는 만섭은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사는 존재입니다. 만섭은 모두가 하는 고민을 똑같이 하는 평범한 젊은이지만, 다른 이들이 똑같은 공부를 하고 스펙을 쌓고 있을 때, 젊은 시절 정말 해야 할 일을 갈망하고 그 일을 해나가는 청춘입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일부 정도는 희생할 필요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어떻게 될지도 모를 내일을 위해 사랑도, 즐거움도 모두 포기한 채 현재의 삶을 통째로 희생하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과연 아름다울까요?

영화 족구왕은 죽기 전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그때 못한 사랑 고백이라며, 저당 잡힌 청춘들에게 오늘을 즐겨보라고 유쾌하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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