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TV 리뷰

재미와 의미를 모두 찾은 영리한 스릴러 영화 ‘서치’

by 한국의 잡학사전 2022. 10. 29.
반응형

 

서치 Searching, 2017
개봉일 2018.08.29.
감독 아니쉬 차간티
출연 존 조(데이빗 킴), 데브라 메싱(로즈메리 빅 형사)

1. 소통에 대한 영화 서치

영화 서치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세상에서의 소통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리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데이빗(존 조)과 파멜라(사라 손) 부부와 그들의 딸 마고(미셀 라)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데이빗과 파멜라는 마고가 태어날 때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가정입니다. 처음으로 컴퓨터를 쓰는 영상, 피아노를 배우는 영상 등 훈훈한 영상이 가득한 컴퓨터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렇게 단단했던 가정에 불행이 찾아옵니다. 사랑스러운 아내이며 마고의 엄마 파멜라가 림프종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아버지와 딸, 단 둘만 남은 가족에게 아내, 엄마의 부재는 커다란 상처가 됩니다.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부녀지간에도 묘한 소통의 균열들이 생겨납니다.

그러던 어느 목요일, 친구 집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오겠다며 나간 마고에게서 부재중 전화 3통이 걸려 옵니다. 그리고 마고가 실종됩니다. 데이빗과 경찰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된 마고 찾기에 나섭니다.

2. 현대인의 소통 방식

영화 서치는 낯섦 속에서 익숙함을 느끼게 만드는 묘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일종의 액자 구조 형태로 진행됩니다. 영화 줄거리 속에 또 다른 이야기 들어있는 형식상 완벽한 액자 구조 이야기는 아닙니다. 화면 속에 또 다른 영상 또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스타일상 액자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컴퓨터나 CCTV, 텔레비전 모니터 등 화면 속 화면을 통해서 등장합니다. 영상이 아닌 컴퓨터 운영 체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마트폰 메시지 등 텍스트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는 마치 구글과 애플, MS의 첨단 시스템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에 포위된 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노골적인 비유와 같습니다.

영화는 일상에서 IT 기기를 사용하는 용도와 활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IT 기기의 사용을 초반에 정서적(아이와의 추억, 가족의 화목한 모습, 투병 중인 화면 등)으로 사용하더니 중반부터는 추리와 스릴러의 도구(다양한 증거 화면, 이동 경로, 뉴스 보도 등)로 활용합니다. 영화 내내 PC 모바일 CCTV 화면으로 구성한 참신한 스릴러였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형식으로 인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다. 형식도 특별했지만 그 속에 가족의 사랑, 인간의 소통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들을 녹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테이큰은 실종된 딸을 아버지 리암 니슨 직접 찾아 나서 악당들을 하나씩 처치하지만, ‘서치의 아버지 존 조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테블릿 PC와 각종 SNS 속에서 딸의 흔적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딸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굳은 믿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영화 속 아버지와 딸은 매우 흡사합니다. 무수히 많은 소통의 수단들 속에서 너무도 외로운 것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도 모두 그렇습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외롭던 마고는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라는 것을 합니다. 아버지에게도 하지 못하던 이야기를 생면부지의 사람에게는 스스럼없이 털어놓습니다. 제 아무리 소통의 기술이 발달해도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언제든 통화하고 문자를 보낼 수 있고, 심지어 영상 통화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에 왜 우리는 더더욱 외로워지는 것일까요. 영화는 결국 이러한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3. SNS 속 인간관계

영화는 세태에 대한 풍자도 빠지지 않습니다. 마고와 나는 친구가 아니라며 모른 척하던 마고의 학교 동료들은 마고 사건이 큰 이슈가 되자 이내 SNS상에서 마고의 최고 절친으로 돌변합니다. 데이빗과 마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한 마디씩 거듭니다. 자극적이고 거친 말들로 둘에 대해 이야기하고, 온라인 장례 업체는 돈벌이를 위해 데이빗에게 접근합니다.

데이빗은 영화 내내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합니다. 현대인들의 삶은 검색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검색이 없는 삶은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도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한 검색을 하며 가장 가까운 곳에 함께 호흡하며 살면서도 몰랐던 이들의 진심을 찾아갑니다.

현대인의 소통과 검색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는다든지, 직접 만나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검색을 통해 쉽게 쉽게 연락을 주고받고 살아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과 더욱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SNS 상 모습이 진정 그 사람의 전부일까요. ‘서치속 등장인물들처럼 피상적인 것을 더욱 쉽게 보고, 쉽게 판단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결국 진심이며, 그 진심을 알기 위해, 혹은 보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영화 서치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 방법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는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