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TV 리뷰

더 킹, 정치 검사들을 통해 본 한국 현대사 이야기

by 한국의 잡학사전 2022. 8. 1.
반응형

1.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2016년)은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관상등 감각적이면서도 논쟁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 한재림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그의 다섯 번째 작품 '비상선언'이 8월 3일 개봉됩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의미, 주제의식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더 킹은 한 마디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 속을 살아가는 한 인간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주인공의 독백과 함께 진행되는 사건과 블랙코미디적 요소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이런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과장된 연기와 영화적 표현(가령 극단적인 고속 카메라 기법 같은), 한국 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풍자와 극단적이면서도 희화화된 인물·사건 묘사· 등은 관객들이 충분히 영화적 재미를 느끼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영화적 재미에 더 해서 ‘더 킹’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왜 한국 사회가 여기까지 왔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정답의 실마리를 작게나마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영화 '더 킹' 이야기

고등학생 때 건달 양아치 아버지가 검사에게 싹싹 비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힘은 공권력에 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은 태수(조인성).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해 대한민국 최고 대학을 졸업하고 우여곡절 끝에 검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건 더미 속에 파묻혀 살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검사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학생을 성폭행한 전직 국회의원의 아들인 체육교사 사건을 담당하게 되면서 검찰청 실세 전략부(아마도 현실에선 과거 중수부, 현재의 특수부를 연상하게 합니다) 한강식 부장검사(정우성)를 만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 합니다. 태수가 만난 한강식과 양동철(배성우) 같은 검사들, 그의 주변에 기생하는 언론과 검사들의 밥이자 생명줄인 정치인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국민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략부의 검사들은 게임에 능합니다. 연예인의 스캔들이든, 기업과 정치인의 부정부패든 사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가 때가 되면 터뜨려서 언론의 관심을 모으기도 하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상대의 역공이 시작되면 이슈가 이슈를 덮는 언론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녹다운시킵니다.. 그들이 국민의 위임을 받은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게임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신들의 안위와 출세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5년에 한 번씩 전전긍긍합니다. 정치검사들의 인사권을 쥔 대통령, 즉 정권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한국 현대사 속에 정치검사들이 크게 작용합니다. 정치인들이 법을 지키며 선거에 임하는지 감시해야 할 심판으로서 공정성 따윈 관심 없습니다. 자신들의 앞길에 꽃길을 놓아줄 세력을 당선시키기 위해 기꺼이 선수로 뛰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차기 당선 유력 인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점을 보고, 굿을 하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영화는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잘 각색해 집어넣으며 대한민국의 부패한 검사들의 전관예우, 정치 행위, 사생활, 위법 행위 등을 사실감 있게 다루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3. 국가의 주인은 국민

국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하지만 국민 없는 정치, 국민 없는 행정, 국민 없는 사법, 국민 없는 공화국의 민주주의가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이미 경험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기도 했습니다. 그 대가는 결국 국민들이 치러야 했습니다. 한겨울 맹추위를 견디며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쳐야 했습니다영화 더 킹은 관객들에게 묻습니다. 대한민국의 진짜 왕이 누구냐고? 당신은 당신의 권리를 내려놓고 노예로, 혹은 개와 돼지로 살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주인으로써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며 살 것인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