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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리뷰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속 미디어 이야기

by 한국의 잡학사전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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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감독 게리 로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캣니스 에버딘), 조쉬 허처슨(피타 멜락), 리암 헴스워스(게일 호손)

개봉 2012.04.05.

줄거리 독재국가인 판엠은 매년 12개의 구역에서 2명씩을 선발해 24명이 목숨을 건 헝거게임을 합니다. 최종 생존자에게는 거대한 부와 명예를 안기지만 결국 구역을 통치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12구역에 사는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역)는 참가자로 뽑힌 여동생 대신 헝거게임에 참가합니다. 같은 구역 또 다른 한 명의 참가자는 빵집 청년 피타(조쉬 허처슨 역)와 함께 생존을 건 게임을 펼칩니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우디 해럴슨

개봉 2013.11.22.

줄거리 74회 헝거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살아남은 캣니스는 많은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독재 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낀 판엠 정부는 캣니스를 제거할 계획을 세웁니다. 역대 우승자를 모아 새로운 헝거게임을 개최합니다. 캣니스는 막강한 역대 우승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헝거게임 : 모킹제이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캣니스 에버딘 ), 조쉬 허처슨(피타 멜라크 ), 리암 헴스워스(게일 호손 )

개봉 2014.11.20.

줄거리 캐피톨의 폭격으로 12구역이 몽땅 파괴됩니다. 과거 반란을 일으켰다가 초토화되었던 13구역으로 피한 캣니스는 반란군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판엠 정부의 스노우 대통령은 위기감을 느끼며 전 지역에 반란군을 처벌하라는 계엄령을 내립니다.

헝거게임 : 더 파이널

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캣니스 에버딘), 조쉬 허처슨(피타 멜라크), 리암 헴스워스(게일 호손)

개봉 2015.11.18.

13구역 반란군에 합류한 캣니스는 최정예 부대를 이끌고 캐피톨에 침입하지만 스노우 대통령이 설치한 함정으로 인해 많은 동료들을 잃습니다. 힘든 여정 끝에 캐피톨의 스노우 대통령과 만난 캣니스는 또 다른 진신을 듣게 됩니다.


1980년대 군사 독재정권에는 보도지침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극상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5공화국 군사정권은 신문, 방송 등 언론기관에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그에 맞춰 언론 보도를 하도록 했습니다. 가령 반정부 시위, 야당 인사 관련 뉴스 등 불법적으로 세워진 정권에 불리한 뉴스는 막고, 정권의 치적만 보도하도록 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정보기관 요원이 언론사에 상주하며 뉴스와 기사 편집을 일일이 감시하며 그 방향을 지시하기까지 했습니다. 5공화국 시절 유명한 땡전뉴스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따위는 존재할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판타지 SF영화 헝거게임시리즈 속 판엠12개 구역으로 구성된 독재국가입니다. 판엠은 원래 13개 구역으로 구성됐었습니다. 판엠의 압제에 항거하며 13개 구역이 일제히 반란을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13구역이 괴멸되며 12개 구역만 남게 된 것입니다. 판엠은 또다시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강력한 통제를 가하며 공포정치를 실시합니다. 그러나 통제와 공포만으로 독재정권이 유지될 순 없습니다. 억누르기만 하면 다시 힘을 합쳐 들고일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헝거게임입니다.

 

헝거게임은 매년 각 구역에서 한 쌍의 남녀를 뽑아 단 한 명의 생존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슈퍼스타K’나 ‘아메리칸 아이돌처럼 그냥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게임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의 목숨을 빼앗아야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전 과정은 실시간으로 방송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판엠의 수도인 캐피톨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고, 그들의 스폰서를 받아야 합니다. 유일한 생존자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며 유명인사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헝거게임은 생존게임이라는 최고의 오락을 제공함으로써 각 구역의 불만을 약화시킴과 동시에 경쟁에서 승리해 살아남으면 판엠의 주류로써의 삶을 살게 된다는 점을 각 구역민들에게 각인시킵니다. 물론, 각 구역이 경쟁하고 반목하게 만듦으로써 뭉치고 연대하는 것을 막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방송이라는 매스미디어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미디어는 판엠이 주고 싶은 정보만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며 효과적으로 각 구역을 통치하도록 만듭니다.

 

그런데 74번째 헝거게임에서 커다란 문제가 생겼습니다. 12구역에서 캣니스라는 아이가 동생을 대신해 참가하더니 남의 생명을 빼앗는 것보다 다른 약자와 연대하는데 힘쓰고, 더구나 단 한 명만 생존해야 한다는 게임의 근본적인 룰을 깨고 같은 구역에서 온 남자와 공동 우승이라는 헝거게임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각 구역에 해방의 희망을 주게 됩니다. 캣니스는 판엠의 의도와 달리 단번에 해방과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릅니다. 캣니스가 발화점이 되면서 각 구역에서 혁명의 싹이 트기 시작합니다.

 

‘헝거게임2-캣칭파이어’에서 이러한 캣니스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저지르는 방송 조작은 영화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각 구역의 소요사태와 이로 인해 진압당하고 처형당하는 뉴스 장면 사이사이에 유명인사가 된 캣니스의 화려한 모습, 캣니스의 결혼 이야기 등을 끼워 넣으며 캣니스가 결코 너희를 위한 혁명의 아이콘이 아니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각인시키려 합니다. 나치 독일의 괴벨스를 연상시키는 장면입니다.

 

미디어의 효과에 대해서는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정부, 특히 정권의 정통성이 부족할수록, 부패할수록 미디어를 장악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그 사회의 어젠다를 주도하는 미디어의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무조건 믿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미디어가 보내는 메시지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미디어를 바로보는 교육을 가정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세상을 보는 창, 한 사회의 이슈를 이끌어 가는 언론과 미디어의 문제를 교육 현장에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디어의 이미지 조작은 이제 땡전뉴스시대처럼 단순 무식하지 않습니다. ‘헝거게임시리즈에 나오는 것처럼 정교해지고 세밀해졌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빨라졌습니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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