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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리뷰

거짓말 못하는 정치인이라는 재미있는 장점을 잃어버린 '정직한 후보2'

by 한국의 잡학사전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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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감독 장유정
출연 라미란, 김무열, 윤경호, 서현우, 박진주
개봉 2022.09.28.

1. 국회의원에서 강원도지사로

국회의원 주상숙에서 강원도지사 주상숙까지는 좋았습니다. 가지고 있던 값비싼 압구정동 아파트까지 팔아버리고 도전한 서울시장 선거에 떨어지고 쫄닥 망해 수산시장에서 생선 손질하며 살아가는 주상숙(라미란 역). 시작은 좋습니다. 기회가 되면 중앙 정치로 복귀하려고 하지만 연락을 피하는 중앙 정치인들. 뭔가 반전의 기회를 엿보던 중 우연히 바다에 빠진 청년을 구한 일이 이슈가 되어 뉴스에 보도되고, 다시 기회가 열립니다.

마침 현 강원도지사가 비리로 낙마하고, 보궐선거가 열리며 청년을 구한 정직한 후보로 이슈 몰이를 해 할머니의 고향 강원도에서 도지사에 당선됩니다. 이제 입법부에서 행정부로 무대를 옮겨 한층 업그레이드된 정치 풍자의 재미를 선사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주상숙 지사 처음엔 의욕 넘치게 일합니다. 예산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세금을 강원도민을 위해 쓰겠다는 마음으로 불철주야 일하지만 혼자 힘으로 그게 가능한가요. 정직하고 청렴하게 행정을 이끌어가려고 하지만 연기되고 보류되는 많은 정책 속에서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고 지지율은 폭망합니다. 반전의 기회로 삼은 일이 도민을 위한 임대 아파트를 지어준다는 빌미로 거대 건설회사의 인허가를 내주며 문제가 꼬입니다

건설국장의 회유와 감언이설 속에서 점점 타락한 정치인으로 변해갑니다. 역설적이게 비리를 눈감아주고 눈에 띄는 전시행정만 하니 전국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도지사가 됩니다.(현실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고 이번에는 라미란과 김무열 둘이 같이 진실의 입이 가동됩니다. 그 속에서 좌충우돌 건설 비리와 싸우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1편에서는 사학비리와 싸우더니 2편에서는 건설비리와 싸웁니다.

2. 정직한 후보의 장점

정직한 후보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거짓말을 못한다는 점입니다. 거짓말을 못하는 정치인이라니 정말 존재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 재미가 있었습니다. 거짓말을 못하는 점을 유머스럽게 활용해 선거 과정에서 엄청난 웃음을 줬고, 중간중간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무척 재밌었습니다. 사실 인간이 살면서 쉽게 하는 거짓말이 얼마나 많습니까. 1편에서는 그런 점들을 무척 재미있게 잘 넣었습니다. 그러나 2편에서는 좀 심심합니다.

영화 속에서 강원도지사로 입후보하고 당선되는 과정이 너무 스치듯 지나가고 맙니다. 이 영화의 제일 재미있는 포인트였던 거짓말과 정치인이 가장 맞지않은 지점이 선거 과정에서 쉽게 내뱉은 거짓 공약들과 약속입니다. 그러한 곳에서 주는 통쾌함에 관객들이 반응했던 건데 그런 장점을 모두 버렸습니다.

또한 어설픈 정치드라마로 변모해 건설 비리와 맞서 싸우는 모습들이 관객들에게 감정이입 되지 않습니다.

3. 영화속 캐릭터

영화 보이스에서 최고의 나쁜 놈이며 보이스피싱 조직의 기획실 총책 곽프로였고, 영화 악인전에서는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서는 조직폭력배와도 손잡는 강력반 미친개였던 김무열 배우는 언제나 훌륭합니다. 1편에 이어서 2편까지 비서실장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주상숙으로부터 멀어지자 서운한 마음도 감추지 않는 역할도 잘 맞습니다. 다만 이왕 진실의 입이 가동되었으니 그림자처럼 일하는 2인자의 속마음을 더 많이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습니까.

서브주인공 역할을 했던 윤경호 배우는 전편과 다름없이 열심히 무능력한 남편 역할을 잘 수행했고 중간중간 문제 해결에 도움도 주었지만, 시누이로 나오는 박진주 배우를 좀 더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미운 시누이, 그것도 이혼하고 하와이에서 돌아온 시누이를 누가 좋아할까요. 앞에서야 괜찮다 좋다 그럴 수 있다 하겠지만 돌아서면 욕하는게 시누이와 며느리 사이 아니겠습니까라미란과 김무열의 티키타카에서 얌체 역할도 훌륭하게 하는 박진주까지 거들었다면 훨씬 재밌고 유쾌한 영화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박희철과 은근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공무원 조태주 역의 서현우, 느닷없지만 차갑고 냉철한 빌런인 건설회사 대표 강연준 역의 윤두준이 이번 영화에 새롭게 등장하지만 큰 역할은 하지 못하고 맙니다.

고층 아파트를 짓기 위해 땅을 매입하고, 불량 자재로 건물을 짓고, 인허가를 막 내주고 부정부패한 정치인과 기업인, 공무원의 연결고리 속에서 피해보는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거대한 건설비리와 싸우는 모습을 보려고 이 영화를 선택하는건 아니니까요

정직한 후보 2 쿠키영상은 영화가 끝나면 바로 나오니 엔딩 크렛딧이 모두 올라갈때까지 기다릴건 없습니다. 3편을 생각하고 만든 영상 같지만 3편까지 제작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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